[츠카레오] 취중소담(醉中笑談)

mae_ngtl 2025. 3. 17. 21:59

 

 

아름다운 메리님의 원트윗

https://x.com/merrykasa/status/1784267214251843739?s=46&t=_62b5C28E0ATXnxiYBFGnA

 

 

 

「레오 씨, 오늘 갑작스러운 미팅이 생겨서 늦을 것 같습니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주무세요.」

 

정갈한 메시지 뒤로 이모티콘이 하나 붙어 도착했다. 레오는 답지 않게 엉엉 울고 있는 이모티콘의 모습에 순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삼켜야만 했다. 상단바로 본 시간은 어느새 6시에 가까워지고 있다. 레오는 다가오는 퇴근에 츠카사의 뒤에서 보이지 않는 꼬리가 잔뜩 신나 좌우로 흔들리다, 청천벽력 같은 미팅 소식으로 별안간 축 처지는 상상을 한다. 거래처에서 갑작스럽게 그를 방문이라도 한 것일까. 레오는 배 나오고 머리 벗겨진 아저씨와 함께 식사하며 어려운 사업 이야기를 나누는 제 연인을 상상한다. 음, 아무래도 싫기는 하겠지.

어느덧 츠카사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7년이던가. 반짝반짝 빛나던 아이돌 생활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막을 내린 그는, Knights의 왕님에서 회사의 젊은 전무님으로 별안간 계급 강등을 당하며 사회에 진출했다. 물론 그가 왕님일 시절에도 말 안 듣는 선배가 4명이나 있었으니 아주 편안한 왕 생활은 아니었겠지만, 사회생활은 그보다 더 어렵고, 험한 진창일 것이다. 하지만 학생 시절에도 그는 특유의 배짱과 오만불손함으로 나름의 평화 시대를 만들어낸 현군이었다. 레오는 그 진창 속에서도 환한 빛을 발하는 제 무적의 기사를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어지간히 싫으신가 봐, 전무님? 어린 아기처럼 엉엉 울고 말이야.」

 

쿡쿡 웃으며 답장을 찍어 보냈다. 시간이 지나도 잠잠한 메시지창이 이미 미팅에 끌려간 누군가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아무래도 자리가 자리이니, 그 장소를 뜨고 싶은 마음과 당장이라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을 꾹 삼키고 있겠지. 레오는 그런 츠카사를 놀리듯이 '화이팅' 이모티콘과 '응원' 이모티콘 사이에 '메롱' 이모티콘을 무작위로 섞어 보냈다. 지금쯤 츠카사의 휴대전화는 정숙한 자리에서 혼자 눈치 없게 윙윙 진동 소리를 내며 레오를 대신해 방방 뛰고 있을 테였다. 

나이를 먹고 어엿한 전무님이 되어도 그가 막내였던 시절이 사라지는 건 아닌지라, 레오는 저의 군주이자 언젠가 막내 기사였던 그에게 변함없는 충성을 다하면서도, 동시에 그를 어린아이를 놀리듯 골려 주고 싶었다. 그가 옆에 있었다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장난치지 말고 얌전히 있으라며 잔소리를 퍼부어댔겠지. 역할이 바뀌어버린 이 이상한 관계는 언제가 되면 제자리로 돌아갈까.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기를 코앞에 두고 있어도, 어린 츠카사가 성숙하고 선배인 제가 철없는 그들의 미묘한 균형은 뒤집힐 줄을 몰랐다.

 

레오는 츠카사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 매달리던 악보에 다시금 코를 박았다. 마감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는 프로젝트였지만, 오늘은 츠카사도 늦는다고 하니 집중해서 작업한다면 조기에 빠르게 끝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메시지로는 저에게 먼저 자라고 말한 츠카사였지만 그는 어차피 레오를 다 꿰고 있다. 그 메시지도 늦게까지 작업에 몰두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일 게 뻔했다. 애초에 바른 생활 어른인 츠카사는 미팅이라고 해도 그리 늦는 일이 없었다. 그는 오늘도 성실하게, 다음날 일정에 무리가 없을 정도에서 기분 좋게 미팅을 마치고 운전기사를 불러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할 것이다. 정신없이 작업에 집중하고 있던 레오가 다정한 손길에 고개를 들면, 어느새 귀가한 그가 저를 챙겨줄 테지. 함께 욕실에 들어가 장난을 치며 목욕을 하고, 끌어안고 서로의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다정한 키스를 나누고 잠자리에 들 것이다. 조금 늦을지언정 평소와 같이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일상일 것이었다.

 

 

 

집중을 깨뜨리는 알림이 여러 번 울린다. 레오가 번쩍번쩍 연신 빛을 내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영감을 방해한다며 아예 전원을 꺼 놓거나 저 멀리 던져 놓았을 텐데. 레오는 츠카사와 함께 보낸 시간이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망나니같이 날뛰던 과거의 저를 어느 정도 길들여 개과천선 시키는 데에 성공했다는 것을 순순히 인정했다.

 

「레오 씨.」

「주무시나요?」

「미안해요. 조금 늦었죠.」

「미팅은 조금 전에 끝났어요.」

 

휴대폰 상단의 시계가 지금이 새벽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임을 알려주고 있다. 평소라면 늦은 시간임을 고려해 하나의 메시지에 내용을 정리해서 보냈을 텐데. 뚝뚝 끊어서 메시지를 보내오는 것에 드물게 알딸딸한 정도로 취했나 싶었다.

 

「금방 오겠네. 조심해서 얼른 와.」

 

평소의 그처럼 맞춤법은 철저하게 지켜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니, 그리 인사불성인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레오의 답장 옆에 금세 읽음 표시가 떠올랐다. 츠카사가 연이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다는 구두점 표시가 화면 아래에 한참을 머물렀다.

 

「아이스크림 씨를 먼저 자전거에 태워주고 가는 길입니다. 걱정 마세요.」

 

"……. 에?"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뒤이어 온 메시지에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레오는 그 정신없는 내용을 읽자마자 츠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갈하게 지킨 맞춤법으로 말도 안 되는 말을 늘어놓고 있었다. 상대는 아이스크림과 함께 식사하는 망상을 마지막으로 뻗기라도 한 것인지, 반복해서 거는 전화에도 응답이 없었다. 전화가 끊긴 휴대전화가 다시 츠카사와의 메시지창을 비췄다. 레오는 그 화면을 캡처해 Knights 멤버들과의 라인방에 전송했다. 아무래도 혼자 보기에는 아까운, 막내의 드문 실수였다.

 

 

*

 

 

집주인을 기다리는 열린 현관문 밖으로 불규칙하게 엉키는 발소리가 울린다.

 

“스오!”

 

현관 앞을 연신 빙빙 맴돌던 레오가 발소리를 쫓아 달려 나갔다. 안 어울리게 비틀대는 행색으로 복도를 걸어오던 발걸음이 레오의 목소리가 들리자 일순 빨라진다. 츠카사가 슬리퍼를 대충 구겨 신고 복도로 나온 레오를 보자마자 팔을 벌려 그를 끌어안았다.

 

“레오 씨!!”

 

평소에는 침착하게 가라앉아있던 목소리가 술기운에 잔뜩 들떠 복도를 울렸다. 쉿, 쉿! 새벽이야, 스오! 레오가 다급하게 손가락을 입술 위에 얹어도 레오 씨, 레오 씨. 반복해서 이름을 부르며 치대왔다. 아까는 막연히 상상만 했었는데, 지금은 정말로 눈앞의 그가 강아지가 된 것만 같았다. 없는 꼬리를 연신 흔들어대며 저에게 온 무게를 실어 매달려 온다. 츠카사가 새끼 강아지처럼 얼굴을 들이밀며 혀를 내밀고 레오의 입술을 핥아댔다.

 

“읍, 스오!”

 

술기운이 입술 위를 맴돈다. 누르며 매달려오는 힘에 발이 뒤로 주춤주춤 밀렸다. 레오가 츠카사를 붙들고 뒷걸음질 치며 그를 붙잡은 손을 현관문 안으로 당겼다. 방향도 잃고 흔들리던 두 인영이 간신히 문 안으로 쓰러지며 들어갔다.

 

 

츠카사를 붙든 채로 쿠당탕 소리를 내며 현관으로 넘어졌다. 술에 잔뜩 취해서 밀어붙이던 와중에도 마지막 순간에 본능적으로 끌어안은 것인지, 레오는 바닥에 부딪히지 않고 츠카사의 품 안에 감싸진 채였다. 내일 정신을 차리고 나면 제가 한 짓에 더불어 여기저기 멍든 몸에 분명 후회할 츠카사의 모습이 훤하다. 레오가 저를 끌어안은 품을 밀어내고 일어나 급히 현관문을 닫았다. 무엇보다도 이웃집에게 부끄러운 게 컸다.

 

 

 

“스오, 일어나. 들어가서 자라고.”

 

바닥에 머리를 대니 편안해진 것인지 그새 눈을 감고 있다. 평소처럼 깔끔하게 넘기고 출근했을 머리는 술에 취해 주말처럼 조금 흐트러져 있고, 감은 눈꺼풀 아래로 속눈썹이 길게 내려와 멀끔한 얼굴 위로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 모습만 보면 그저 평화롭게 잠에 든 것만 같아, 레오는 주말의 달콤한 낮잠을 자는 츠카사를 몰래 들여다보듯이 그의 얼굴을 관찰했다.

이내 츠카사가 천천히 눈을 뜨고, 그의 단단한 팔이 레오의 허리를 붙들고 당겨왔다. 레오는 순식간에 츠카사의 아래에 깔린 모습이 되어 그를 올려다 봤다. 도둑마냥 몰래 들여다보던 예쁜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고, 잠을 자듯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뱉던 입술이 거침없이 레오에게 내려왔다. 자연스럽게 벌어진 입술 사이로 불어넣는 숨에는 알코올 향이 진득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잔뜩 취해 풀린 혀가 레오의 입속을 서툴게 들쑤셨다. 맞붙어 부드럽게 비벼지다가도 미끄러져 혀 아래를 찌르고, 입천장을 불규칙하게 간지럽힌다. 읏-. 서툰 입맞춤에 불편한 신음이 샜다. 통째로 삼켜진 입술이 츠카사의 입속에서 알코올에 절여지는 듯했다.

입술이 천천히 떨어지고, 츠카사가 여전히 디딘 팔 사이에 레오를 가두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레오는 정작 술이라고는 한 모금도 대지 않았는데, 내쉬는 숨에는 덩달아 츠카사와 같은 냄새가 나는 듯했다. 둘 사이에서 은은하게 알코올이 떠다닌다. 항상 또렷하던 자색 눈동자가 알코올과 열에 풀려 레오를 한참이나 응시했다.

 

“……레오 씨, 눈동자가 녹색이에요.”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엉뚱한 말이 튀어나왔다. 레오는 달뜬 숨을 내쉬다 말고 별안간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어어, 진짠데. 대체 얼마나 마신 것인지. 평소의 어른스러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옛날 그 미숙하던 막내 기사보다도 더 미숙하고 바보 같은 츠카사만 남았다.

 

“레오 씨 눈동자가 왜 녹색이지? 진짜 녹색이다…… 너무 좋아요…….”

 

“그래. 너도 보라색이야. 와 너무 예쁘다~”

 

강아지처럼 가슴팍에 고개를 비비며 연신 속삭이는 츠카사에, 레오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품 안에 들어온 빨간 머리통을 쓰다듬어주며 대충 대답했다. 술을 마시더라도 절제가 일상이던 츠카사가 이렇게까지 취한 건 함께했던 그 긴 시간 중에서도 이번이 처음이라, 레오로서도 그를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영 감이 잡히지 않았다. 츠카사는 내일도 출근이 예정되어 있다. 우선은 잘 달래서 재우는 게 내일을 위해 좋은 거겠지만, 아무래도 휴대전화 카메라는 미리 켜둘 걸 그랬다 싶었다. 평소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풀려버린 지금의 모습은 맨정신의 그가 본다면 반드시 수치스러워할 것이 뻔하다. 단정한 얼굴이 시뻘겋게 익어서 당장 영상을 지워 달라고 소리지를 모습이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으며 등을 토닥이는 손길을 잔뜩 즐기던 츠카사가 슬쩍 고개를 든다. 어릴 때보다 덩치는 잔뜩 컸어도 여전히 쓰다듬 받고 싶어 하는 것이, 하는 짓은 영락없는 막내다 싶었다. 

 

“그래, 그래. 형한테 쓰다듬 받고 싶었구나. 우리 스오~“

 

착하다, 착하다. 연신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어째서인지 뾰로통한 표정이 돌아온다.

 

”왜 그래. 이거 아니었어?“

 

”츠카사를 어린아이 취급하지 마세요.“

 

볼멘소리와 함께 입술이 이마부터 눈꺼풀, 콧대를 거쳐 입술까지 차례로 찍혔다. 그러고는 다시 입술을 덮어오며 진한 키스. 아까보다는 정신이 든 건지 츠카사의 혀가 세심하게 제 혀를 뿌리부터 옭아매고 입천장을 쓰다듬는다. 그럴 생각이라고는 전혀 없었는데, 순간 그를 잡은 손에 힘이 풀렸다. 응, 응. 절로 나오는 신음이 입술 사이로 먹혀 들어갔다. 츠카사의 손이 자연스럽게 레오의 티셔츠를 들추고 허리를 쓰다듬는다. 술 때문에 열이 올라 뜨끈해진 손이 피부에 닿자, 츠카사의 손이 닿은 부분부터 시작해 온몸으로 열감이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스, 오. 내일 출근이잖아? 착하지.”

 

허리에서 올라와 내키는대로 가슴을 더듬는 손을 붙잡았다. 아무래도 취기가 옮은 것인지 덩달아 머리가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제 눈을 응시하던 츠카사의 풀린 눈동자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잔뜩 침에 젖은 입술을 응시하고, 거기서 더 아래로 내려간 시선이 레오의 가슴을 적나라하게 응시했다. 레오는 옷을 들추고 실컷 만져진 탓에 살짝 발개졌을 곳을 생각하니 일순 부끄러워져 손을 들어 제 눈을 반쯤 가렸다. 읏, 보지 마! 볼멘소리에도 내려가는 시선이 거침없다. 츠카사가 이번에는 잔뜩 부푼 바지 앞섶을 한창 응시했다. 부끄러워서 다리가 절로 배배 꼬였다.

 

“자, 자자, 스오!! 내일 후회하는 건 네 쪽이라고?“

 

부끄러움에 괜히 커진 목소리로 그를 말린다. 제 눈을 가리던 손으로는 츠카사의 눈 위를 덮었다. 눈을 가리니 손 아래로 오똑하게 선 콧대와 연이은 키스로 젖어 번들거리는 입술이 보였다. 레오는 절로 침을 꿀꺽 삼키다가도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스오는 지금 취했고, 나는 그보다 형이고, 취한 그를 지켜줄 의무가 있다. 여러 번 되뇌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츠카사가 눈 위에 머무르던 레오의 손을 잡아채면 주제넘는 생각은 오래 이어지지 못하고 금세 막을 내린다. 츠카사가 레오의 팔을 잡아 당기며 엉덩이 밑으로 손을 넣어 가볍게 그를 들어 올렸다.

 

”엣, 스, 스오! 잠깐, 읏!“

 

별안간 침대에 던져진 레오가 신음했다. 나동그라진 레오의 위에서 츠카사가 거칠게 넥타이를 풀어 침대 아래로 던졌다. 반쯤 가라앉은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재킷을 대충 벗어 던지며 레오의 발을 잡아끌었다. 츠카사가 여름 잠옷의 반바지 아래로 길게 뻗은 레오의 맨다리에 입술을 내리며 올라온다. 간질간질한 느낌에 등줄기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멈춰, 스오! 잠깐만! 머리통을 밀어내는 손길에도 차근차근 올라와 기어코 배꼽 아래로 쪽쪽 입술을 맞춘다. 아, 스오……. 입술이 내릴 때마다 미세한 성감이 발끝에서 피어오르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점차 열이 오르는 기분에 레오가 필사적으로 츠카사의 머리를 감싸안았다. 순식간에 어두워진 시야에 무아지경으로 밀어붙이던 츠카사가 일순 멈칫하는 것이 가슴팍 위로 느껴졌다. 몸 아래를 비집고 들어와 엉덩이를 움켜쥐던 손에 천천히 힘이 빠진다. 레오가 손을 들어 천천히 그의 등을 두들겼다. 정수리 위로 입술을 내리며 콧노래로 잔잔한 자장가도 불러 주었다. 연신 달려들던 츠카사는 그제야 레오의 품 안에서 안온한 숨소리를 퍼뜨렸다. 레오는 긴장 풀린 한숨을 내쉬며 품에 안은 츠카사와 함께 침대로 풀썩 쓰러졌다.

 

 

*

 

 

아침부터 정신없는 발소리가 쿵쿵 울렸다. 레오는 부산스러운 소리에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벽에 걸린 시계가 8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완전히 늦은 건 아니었지만, 부지런한 츠카사로서는 서두를 수밖에 없을 테였다.

 

“스오~. 드물게 지각?”

 

“아, 레오 씨. 제가 깨운 건가요? 어제 얼마나 취했던 건지 suit도 제대로 벗지 않은 채로 잠들었더라고요. 덕분에 제대로 늦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등 뒤로 대충 어엉~하는 대답이 들려온다. 레오는 츠카사가 급하게 집어 던진 옷가지를 정리해 빨래 바구니에 담으며 말했다.

 

”근데 스오. 어제 데려다줬다는 아이스크림 씨는 누구야?“

 

”네? ice cream이요? 갑자기 아침부터 웬 ice cream 타령입니까?“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동자가 돌아온다. 레오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아니야~ 스오, 아침부터 눈이 보라색이고 예쁘네~“

 

”……? 감사합니다?”

 

레오의 바보 같은 말에도 츠카사가 옷가지를 챙겨 입으며 성실하게 대답한다. 레오는 킥킥 웃으며 휴대전화를 들어 Knights의 라인방에 들어갔다. 츠카사의 늦잠 탓에 메시지 옆에는 아직 1이라는 숫자가 사라지지 않았다. 막내의 바보 같은 메시지가 담긴 사진 아래로 선배들의 짖궃은 놀림이 한동안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메리님의 생일을 축하 드리는 의미로 쓴 글입니다!

흔쾌히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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